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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인터뷰

일본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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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2명 중 한 명인 오에 겐자부로로 부터 혹평을 들으며 데뷔하였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 세계인이 사랑하는 작가가 된 무라카미 하루키. 얼마전 <1Q84> 4권을 집필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내비치면서, 다시 한 번 다가 오는 노벨상의 계절을 향해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 오늘은 하루키의 작품 중 일본 중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을 살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일본 교과서에 실려 있는 하루키 작품들은 몇 가지 알려진 대로는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의 전신 단편 소설인 <개똥벌레>와 그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일부분, 그리고 에세이 <일곱번째 남자>, <겸손한 시계의 죽음> 정도 일텐데요. 직접 확인 해 본 것을 지금 부터 보실 텐데, 아쉽게도 위에 언급된 작품들은 눈으로 확인은 못했습니다. 


1. 일본 산세이도 '고등학교 현대 문장' 속 <침묵>

    

 


감성을 닦고 인간 존재를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는 소설들로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편집의 목적을 말하는 이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하루키의 에세이집 <렉싱턴의 유령>에 실려있는 '침묵'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침묵'은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한 한 남자가 독백을 이어나가면서 깊은 회한의 정서를 전달하는 내용입니다. 따돌림(이지메)가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던 당시 수록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자살한 동급생을 왕따시킨 장본인과 오해와 편견의 눈 속에서 주인공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 할 수 없는 고독한 반년을 보낸다. 강렬한 경험을 하면 인간은 어떤식으로 바뀌는가? 상처 받은 마음은 언제까지나 치유되는 것은 아닌가. 자신의 삶과 인간의 삶을 절실히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이 교과서에 함께 실린 다른 작품들을 살펴 보면, 하루키 연구로도 이름을 알린 모기 겐이치로의 <현실과 가상>이라던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같은 소설도 같은 챕터에 실렸습니다. 

2. 일본 타이슈칸 '국어 종합' 속 <거울>
 

    

  


고등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이 교과서에는 <캉가루 날씨>에 실린 단편 <거울>이 실려있습니다. <거울>은 하루키 작품에서는 드문 것 같지만 곧잘 등장하곤 하는 공포를 자아내는 괴담입니다. 중학교 경비원 일을 했던 30대 남자가 친구들에게 해주는 엘리베이터 거울과 관련된 괴담이죠. 이 이야기를 교과서 편집의 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또한 서스펜스 바람의 전개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소설의 재미를 맛 보게 할 이상적 단편입니다.


3. 일본 산세이도 '국어 종합' 속 팀 오브라이언 작가 번역본 <진짜 전쟁이야기를 하자>

  

  


자신의 기나긴 장편 소설을 쓰면서, 틈틈히 에세이나 번역 작업을 하는 하루키는 아마존재팬에서만 잡히는 번역본만 50권에 이를 정도로 젊은 시절 부터 해외 문학에도 심취해 있었죠. 이 교과서에 실린 오브라이언 작가의 <진짜 전쟁이야기를 하자>는 전쟁에 참전하기도 한 작가가 써내려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슴에 전쟁의 참상을 안고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단편 소설집이라고 하네요.

4. 대학 간호학과 커리큘럼 <언더 그라운드>

교과서에 실린 것은 아니지만, 단행본이 통째로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하루키는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에 크게 충격을 받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층 인터뷰와 당시의 생생한 장면, 그리고 본인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긴 <언더그라운드>을 펴냈었습니다. 당시 현장의 피해자들과의 인터뷰로 당시 장면의 묘사가 정말 사실적인데요, 그곳에서 펼쳐지고 묘사되는 긴급 구호 활동에 대해, 간호학과 학생들에게도 여러가지로 귀중한 교육 자료가 되겠죠. 한 간호대학에서 강의 주교재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간호시스템>이란 과목이고 재해 발생시 구호 시스템의 현실태와 개선안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이네요. ^^


이밖에도 <버스데이 걸>, <중국행 슬로보트>등등의 다수의 작품이 각종 커리큘럼에 속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유럽에서는 올 상반기가 지나가자 마자 가을 노벨상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도 역시 치열한 경쟁자인 우리나라 고은 작가님과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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