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라디오 13편이 지난 4월 26일 저녁 7시에 진행되었습니다. 하루키는 계속해서 DJ라는 일에 대해 애착을 느끼며 진행해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루키 본인이 직접 음악을 골라 마음껏 트는 방송이니까 어찌보면 뭐 마다할 일도 아니지요? :D 이번 13탄 방송의 주제는 언어 교환 송 특집입니다. 영어로 된 노래를 일본가수가 일본어로 다시 부른다던지, 또는 그 반대의 곡들을 직접 골라왔다고 하네요. 특별히 이번 방송 시작전에는, 뒤늦게 코로나19의 한 복판에 놓이게 된 일본의 상황에 대해 시민들의 안전과 자영업자들을 걱정하는 위로의 멘트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시듣기: https://www.bilibili.com/video/BV1X54y1Q795?from=search&seid=8013996946114645591
하루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일이 없어지거나 일을 할 수 없게되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분도 많이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 7년 정도 재즈카페를 경영했었는데요, 대출을 안고 높은 임차료와 직원 월급을 지불하며 운영해왔죠. 그래서 몇 달 동안 가게를 열지 못한채, 불투명한 미래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너무 잘 알고 있답니다. 이런 상황이 저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 것일지에 대해 매일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리는 음악이나 소설 같은 것이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방송 타이틀이 조금 다릅니다. 와일드 빌 데이비스의 오르간 연주와 함께 합니다. 평소와는 좀 다르네요. 꽤 오래된 레코드인데요. 자켓의 뒷 면에 댄스의 단계가 그려져 있고, 조금 전에 저도 그걸 보고 좀 춰 봤습니다만, 좀 처럼 좋더군요. Madison Time 댄스 비교적 간단합니다. 꼭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Madison Time Part 1 - Wild Bill Davis And His Orchestra
하루키: 오늘은 언어 교환 송 특집입니다. 일본 가수가 외국어 노래를 일본어로 부른다던지, 외국 가수가 일본 노래를 외국어로 노래하는 경우이죠. 그런 속에서 흥미 있는 것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저는 번역 작업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 부터 언어의 교환성이나 호환성 같은 것에 굉장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가사의 언어 자체가 바뀌면 음악 자체도 느낌히 상당히 변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까지 전혀 느끼지 못했던 매력이 보이는 경우도 있죠. 오늘은 그런, 'exchage'를 함께 즐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음, 상당히 이상한 레코드들도 걸립니다. (웃음)
먼저, 일본 팝의 양대 산맥이랄까요 사잔 올 스타즈의 쿠와타 케이스케씨와 야마시타 타츠로씨의 곡에서 출발합니다. 쿠와타 케이스케씨의 <忘れられたBig Wave>를 이글스의 멤버인 티모시 B.슈미트가 노래합니다. (이곡은 유튜브에 영상이 없어 원곡으로 대체합니다.) 영어 제목은 <One Big Wave>. 이어지는 곡은 야마시타 타츠로씨의 <踊ろよ、フィッシュ> (춤춰라 물로기여)를 제프리 포스켓이 노래합니다. 영어 제목은 <Fish>. 제프리 포스켓은 자신의 이름으로 앰범을 몇 장 발매했는데요. 사실은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의 밴드 멤버로, 무대에서 브라이언의 가성 부분을 맡고 있던 가수입니다. 브라이언이 높은 고음을 잘 부르지 않기 때문에, 대신 노래를 한 것이겠지만, 그 전달이 정말 부드럽고 들을 때 마다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두 노래 그 어느 곡도 영어로 노래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네요. 두곡 이어서 듣겠습니다. 저는 이곡을 제프리 포스켓의 앨범으로 듣고는 전혀 일본 노래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자켓의 크레딧을 보니 '야마시타 타츠로'씨가 적혀 있어서 "어!"하고 놀랬던 기억이 있답니다.
2. One Big Wave - Timothy B.Schmit / 3. Fish - Jeffrey Foskett
하루키: 이전 2곡은 미국의 가수가 일본의 팝을 부른 것이지만, 이번에는 일본의 가수가 일본 노래를 영어로 노래하는 조금은 엇갈린 익스체인지입니다. 아야도 치에씨가 스가 시카오씨의 명곡 <밤하늘의 저편>을 영어로 번역해서 노래합니다. 어떤 식으로 될지 들어보시죠. 원곡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오래된 일이지만 아오야마의 재즈 클럽에서 아야도 치에씨가 노래하는 것을 바로 앞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요. 박력이 넘치고 소울이 넘치는 아주 좋은 곡이 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4. Yozora No Mukou - 아야도 치에
하루키: 일본 가수가 외국곡을 일본어로 부른 것은 그야말로 산더미 처럼 많겠지만, 가사를 충실히 번역한 것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일본어로 가사를 충실히 번역하다보면 말이 너무 많아지는게 큰 이유일텐데요. 그래서 일본어로 하다보면 멜로디를 잘 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원래 가사의 의미가 상당 부분 깎아 지게 되죠. 하지만 진심브라더스(真心ブラザーズ)가 부른 밥 딜런의 <
My Back Pages>는 이런 부분을 역이용하여 매우 재미있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원래 가사에 충실하면서도 게다가 몹시 딜런 같은 음악을 만들어 내고 있거든요.
5. My Back Pages - 真心ブラザーズ
하루키: 원곡의 가사에 충실한 것만 따지자면, 뭐니뭐니해도 王様(오사마, 왕) 입니다. 직역 송으로 유명한 가수인데요. 오늘은 오사마씨의 노래 <Surfin 'USA> 입니다. 원래는 더 길지만 오늘은 Radio Edit를 들려드립니다. 외국 노래를 직역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 같지만, 음악 자체도 매우 꼼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노래 비치 보이스 커버곡도 굉장히 기술적으로 훌륭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6. 浜っ子伝説 - 王様
하루키: 다음은 사카모토 큐씨의 2곡이 이어집니다. 먼저 Bobby Vee가 부르는 <sukiyaki>, 원곡 제목은 <위를 향해 걷자>입니다. 들으시는 버전은 메들리 중 하나이기 때문에, 들으신 분이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페이드 인-페이드 아웃으로 들어주세요. 상당히 짧습니다. 이어지는 곡은 레게 밴드 이너 서클의 <내일이 있잖아>입니다. (이곡은 원곡으로 올립니다.) 레게 이기 때문에 원곡과는 다소 분위기가 다릅니다. 하지만 원곡의 특유의 낙천적인 느낌은 그대로 살아 있어 좋습니다. 먼저 곡, <위를 향해 걷자>는 미국에서 <sukiyaki>라는 제목으로 히트했는데요. 일본어 발음이 어렵고, 당시 프로듀서가 기억하기 어려워, 알고 있던 일본어 중에 하나인 <sukiyaki>가 그만 제목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실로 끔찍한 제목의 배경이 있지만, 뭐 결과적으로는 대히트했기 때문에 좋다랄까요. 저도 '스키야키'에 대한 가사를 쓴 적이 있는데요. "위를 향하고 먹자, 곤약이 떨어지지 않도록.."이라는 가사입니다만, 음 쓰레기네요. (웃음)
7. Sukiyaki - Bobby Vee / 8. Ashitaga Arusa - Inner Circle
하루키: 다음은 사카모토 미우씨의 아버지인 사카모토 류이치씨의 연주입니다. 스티븐 포스터의 명곡 <금발의 제니>를 오키나와 음악풍으로 어렌지하여 오키나와 찬즈가 일본어 그것도 오키나와 방언으로 노래합니다. 제목은 <Romance>입니다.
9. ROMANCE - 坂本龍一
하루키: 다음 음악은 일본의 전통 동요 중 하나인, <証城寺の狸ばやし> (증성사의 너구리)을 미국의 가수인 어사 키트가 노래합니다. 이 노래는 예전에 한창 유행했었는데, 최근에는 별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요즘 분들은 아마 모르지 싶은데요. 그래서 걸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너무 오리엔탈 느낌이랄까요. 조금 이상한 느낌도 드는데 지금 들어 보면 라운지 풍으로 꽤 좋습니다. 덧붙여서, 이 노래의 배경이 되는 증성사는 지바현의 키사라즈에 있다고 합니다. 가본 적은 없습니다. 이 가사에서 쇼 조지라는 것은 한 마리의 너구리의 이름이로 나옵니다. 미국에는 너구리가 없기 때문에, 너구리 떠나라라고 얘기하면서 이 너구리는 항상 배를 줄일 수 있고, 그래서 '코이코이코이'라고 말하는 노래입니다. 꽤 귀엽습니다.
10. Sho-Jo-Ji (The Hungry Raccoon) - Eartha Kitt
하루키: 다음 곡은 언어 교환의 궁극이라고 할까요. 언어의 장벽을 시원스럽게 뛰어넘어 노래합니다. The Beatle Barkers가 노래하는 비틀즈의 <We Can Work It Out> 입니다. 지나친 대담함에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여하튼 한 번 들어보시죠.
11. We Can Work It Out The - Beatle Barkers
하루키: 오늘 마지막 음악은 "The Camerata Contemporary Chamber Group"이라는 그룹이 1970년에 발매한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의 작품집 중에 한 곡입니다. 신디사이저 등도 도입하는 등 독특한 악단이라 저도 꽤 좋아했지만, 왠지 CD로는 전혀 발매되지 않았답니다. 원래 LP로 들어보시죠.
오늘의 마지막 멘트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입니다. 그는 <Born to Run>를 대히트시키며,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록스타가 된 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그의 대답입니다. 조금 깁니다만, 들어주세요.
"<Born to Run>의 히트로 제가 느낀 감정은 일종의 책임감이다. 내 노래와 그 노래를 들어주는 팬들에 대한 책임. 나는 그 책임과 함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음악으로 뛰어 들어갔다. 칠흙 같은 어둠 속으로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내가 아는 것, 나에게 보이는 것, 내가 느낀 여러가지들에 대해 노래를 쓰고 싶었다. 우리의 발밑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들에 대해 노래하고 싶었고,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그의 그런 마음들과 같은 것이라고 하기엔, 조금 뻔뻔하지만, 저도 그 마음을 리얼하게 잘 압니다. 사실 저는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같은 해에 태어났답니다. 말한 김에 더 얘기하자면, 스가 관방장관도 저와 같은 나이입니다. 그런데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스카 장관이 같은 나이라고 하면 뭔가 혼란스럽죠. 자신의 서 있는 위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점에선 다릅니다. 뭐 아무래도 좋지만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12. Trois Gymnopedies - The Camerata Contemporary Chamber Group
*하루키의 마지막 멘트에 현재 일본의 코로나 정국 속에 우왕좌왕하는 아베 정부의 2인자인 그가 그 자리에 앉아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식의 한탄과 조롱이 섞여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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