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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통신 2012/04/21 00:09 Posted by CoolCider

하루키가 지난 4월 10일 저녁 7시 하와이 대학에서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낭독회를 가졌습니다. 제가 지난 포스팅에서 하와이 대학 측의 보도 자료를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행사가 촬영, 녹음 등 엄격하게 제한된 채 진행된 터라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는데, 1주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직접 참가한 현지 팬들의 리뷰가 올라왔습니다. :) 몇 개의 포스팅을 정리해봤습니다.


'쓰는 것에 대해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하와이 대학 낭독회- 12년 4월 10일


낭독회 중에는 사진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작전에 찍었다는 해외 블로거

출처: http://ameblo.jp/hikaruhawaii/entry-11221101086.html


이번 행사는 하루키의 "인사말 - 낭독회(단편 2편) - Q&A"의 3부로 진행되었고, 전체 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고 합니다. 촬영이나 녹음은 엄격하게 금지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그였지만 낭독회가 끝나고 자신의 책을 가져온 독자들에게 사인을 모두 해주었다고도 하네요. :)


1. 하루키 인사말 - Intro Talk (영어)


*화자 하루키의 말은 블로거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임을 알려둡니다.


하루키: 6년 전에도 이곳 하와이 대학에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시 초청을 받았다는 것은 아직 저를 지루해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매우 기쁩니다. 저는 작가이자 러너입니다. 1983년 처음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이 하와이와의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낭독할 두 단편을 쓴 해이기도 하죠. 저는 어릴적 부터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고, 종종 큰 공연 무대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는 꿈을 꾸곤 했어요. 관객들이 모두 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고, 그럼 전 멍하니 어쩔 줄 몰라 서있는 꿈이었답니다. 왜냐하면 전 베이스를 연주할 줄 몰랐기 때문이죠. 그건 완전히 악몽이었죠. 꿈에서 깨어 웃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꿈이 재즈 음악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 중 하나에요. 


저는 작가이기는 합니다만,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 쓰는 것을 모두 좋아해요. 장편 소설의 경우 탈고하기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때도 있죠. 3년이 걸리는 집필을 할 때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원고를 써나갔습니다. 그것은 때로 내가 어디있는지, 지금이 며칠인지 잊어 버릴 정도의 중노동이에요. 반면에 단편 소설의 경우 제 삶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는 않아도 되겠죠. 제가 1983년 당시 단편 소설을 쓸 당시의 기술적인 부분을 생각해보면 노트북이나 핸드폰, 이메일, DVD가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에요. 당시에는 공항에서 신발을 신거나, 당시 좋아하던 캘리포니아롤이 아직까지 있을 줄은 몰랐죠.


제가 글을 쓰는 것에 영감을 받는 것은 이 세계의 비정상적인 구조에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언젠가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느껴지지만 사실 당신은 그것이 사용되고 있는 정상적인 구조와는 다르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기묘한 일들에 얽매여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초현실적 분석을 위해 자연 그대로 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적인 구조물'에 더 관심을 보이게 됐습니다. 이런 영감을 떠올리기 위해 전 일본 특정 지역에 있는 물 속에 잠긴 다리를 예로 드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전 깊은 상상을 하며 영감을 떠올리기 위해 이 다리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다리를 매일  떠올리는 것은 그 초현실적인 상상을 위한 정신적 운동 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분석, 사유 행동은 몸 안의 육체적인 반응을 가져와 당신을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디론가 데려가게 됩니다. 이 작업은 제가 글을 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독자들로 마찬가지로 저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려고 의식하면서 글을 씁니다. 전 이런 독자들이 드넓은 감정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비정상적 시나리오'를 좋아합니다. 마음 속의 반응 뿐만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으로까지 확산되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이런 맥락으로 제가 소설 속에서 '섹스'를 자주 언급하는 것은 그것 만큼 독자들로 하여금 즉각적인 신체적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없기 때문이죠.   


우리 모두에게는 상상력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물 속에 놓인 다리'가 있어요. 자기 안에 있는 그 불가사의한 방의 문이 열렸을 때 그것을 볼 수 있죠. 그 문을 나갈 때 안전벨트를 매는 건 잊지마시고요. 그것은 인생관조차 바꿀 수 있는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2. 낭독회 - Reading (일본어 - 영어 통역)


낭독회는 하루키가 일본어로 읽고, 영어로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네요. 단 편 두편을 낭독한 후 독자들이 모두 기립해서 박수를 보냈다고 합니다.


하루키: 오늘은 제 최근작 <1Q84> 1권 부터 3권까지 차례대로 낭독하겠습니다. (좌중 폭소) 노르웨이에서 낭독회(09년)를 했을 때, 저도 노르웨이어를 모르고 통역자도 일본어를 몰라서 서로 다른 부분을 읽고 있었던 적이 있어요. (좌중 폭소) 오늘은 잘 맞춰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영어로 읽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낭독은 제가 일본어로 하고 겐 이토 교수님께서 영어로 통역해 주시겠습니다. 오늘 낭독할 단편은 1983년에 쓰여진 <거울>와 <뾰족구이>입니다. 선정 사유는 같은 해 제가 처음 호놀룰루에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하죠. (웃음) *이후 낭독


3. Q&A


Q&A는 질문과 답변의 요점만 정리합니다. 총 4개의 질문을 받았고, 2개의 질문에 대해 올릴게요. 나머지 2개는 불가사의네요. :)


Q1: 각국에 번역된 자신의 소설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하루키: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언어와 정서에 맞게 번역되는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세요.


Q2: 무라카미씨의 몇몇 작품을 원서와 영어번역본 모두 읽어 보았는데, 많이 달랐습니다. 초기 작품의 경우 영어 번역은 잘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루키: (이 질문을 받고는 다소 골똘히 혹은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짓더니 특별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다른 독자의 반론이 있었고 그렇게 몇 번 주고 받는 토론(?) 이후 마무리 되었다고 하네요.)


이상, 직접 참여한 해외 블로거들의 낭독회 리뷰를 정리해 봤습니다. 이 낭독회 안내문을 게시한 하와이 대학의 웹페이지에 가보면 영상으로는 공유가 안되냐는 댓글이 주욱 달렸더라고요. 참가한 독자들은 하루키와 악수도 하고 사인본도 받고 아무튼 너무 부럽습니다. 그러면서 역시나 드는 마음은 한국에도 한 번 왔으면 하는 거겠죠. :)


*참고 해외 포스팅 (1) , (2), (3) - Thank you for All !!

*아사히 신문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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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통신 2012/04/03 15:29 Posted by CoolCider

공식적인 행사를 일체 꺼려 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하와이 대학에서 공식 강연을 한다는 놀라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제 저녁에 발표되었고, 가장 최근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스페인 카탈로니아 수상식에서의 사진으로 강연 포스터도 게재했네요. 

강연은 현지 시간 4월 10일 저녁 7시 반 부터 무료로 진행되며, 강연 시간은 나와 있지 않네요. 6시 반 부터 선착순 입장이고요. 강연 제목은 하루키의 달리기에 대한 에세이 <달리는 것에 대해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따와 <글쓰기에 대해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네요. 하와이 대학의 동아시아 언어문학부가 주최한 행사입니다. 너무나 부럽네요.

<글쓰기에 대해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 하와이 대학  캠퍼스 강연, 4/10(화) 19:30

사진 출처: http://www.hawaii.edu/news/2012/04/02/haruki-murakami/

기사 마지막에 어떤 음성, 영상 녹음, 사진 촬영, 방송 행위에 대해 엄격히 금지한다고 되어있네요. 하루키의 강연을 위한 전제 조건이었겠죠. 당일 트윗 검색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장편 집필로 칩거 생활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던 하루키의 짧은 단신이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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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1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하루키 통신 2012/03/03 17:22 Posted by CoolCider
무라카미 하루키와 후루카와 히데오 작가의 09년 몽키비지니스지 심층 대담 포스팅 3번째입니다. 첫번째 포스팅(클릭)에서는 데뷔 시절 부터 몸을 단련하기 시작한 계기를, 두번째 포스팅(클릭)에서는 소설 4편을 쓰고(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유럽으로 건너가게된 사연에 대해 얘기했고 이제 3번째 미국 체류와 <태엽감는새>에 대한 얘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성장을 목표로 계속 나아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당시 59세), 09년 春 몽키비지니스 롱인터뷰 


08년 프린스턴 명예학위를 수여 받는 하루키  http://www.princeton.edu

*번역은 역시 @maynotea가 도와줬고, 몽키비지니스지 전체 70페이지 분량의 대담 중 17~26페이지 분량입니다.

Chapter (3) 미국 체류와 태엽감는새 (*1992~1995)

 
 

후루카와: <태엽감는새>는 미국에서 쓰신 장편이지요. 그 작품을 집필하시면서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경험이 작품에 반영이 되었나요? 


하루키: 미국으로 간 것은 1991년 1월이었어요. 일본을 떠날 당시 바그다드 폭격이 있었고, 부시가 걸프전쟁을 시작했죠.

  

후루카와: 어쩐지 상징적인 기분이 드네요. *역주: <태엽감는새>에서는 2차세계대전 당시 몽고와 일본군이 세운 만주국과의 국경 분쟁이 러시아와 일본과의 전투로 확장된 노몬한 전투가 묘사됩니다.


하루키: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에 가는 것은 싫다고 생각하면서 떠났던 기억이 있어요. 또 제가 있던 곳이 프린스턴 대학교 였는데 보수적인 학교여서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전쟁을 지지하는 집회를 하기도 했어요. 근처의 라톡즈 대학 같은 곳은 모두 전쟁 반대 집회를 했는데 말이죠. 터무니 없는 곳에 온 것은 아닌가란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일을 하기엔 최고의 환경이었어요. 그곳의 교직원 숙소는 좁고 검소한 낡은 집에서 살았고 오로지 소설만을 쓰는 생활을 했어요. 런닝을 하고 학교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일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거나 했어요. 에어콘도 없어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더운 여름밤에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했죠. 이미 10만 키로를 달린 혼다 어코드 중고였지만 에어콘이 나왔으니까요. (웃음) 그렇게 2년 반을 있었어요. 대학 생활 동안 우수하고 다방면의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서 지금도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어요. 훌륭한 중고 레코드 가게도 있었고요.

    

후루카와: 무라카미씨의 얘기를 들어보니 프린스톤 대학이라고 하는 곳은 '우물의 바닥'과 같은 느낌으로 <태엽감는새>를 쓸 수 있었다는 거네요. 


하루키: 정말 우물의 바닥이었네요. 스스로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들어간 느낌이었어요. 당시는 거의 아무도 저를 몰랐지만 지금은 꽤 이름이 알려진 것 같아요. 프린스턴 대학에서 저에게 명예 학위까지 주었을 정도로 말이죠. 당시에는 무명이나 마찬가지 였죠. 그 때 프린스톤대학협회의 기념품 스토어에서 사인회를 했는데 1시간에 15명 정도 밖에 오지 않았는 걸요. (웃음)

  

후루카와: 4분 마다 한 명꼴이 었군요. (웃음)


하루키: 너무 지루했어요. 옆에서 같이 사인회를 하고 있던 작가와 둘이서 계속 얘기를 하며 앉아 있었지만, 어느쪽도 사람이 별로 오지 않았어요. (웃음) 대학에 있으면서 한 학기 정도는 수업을 해야했지요. <제 3의 신인>이란 수업을 했는데, 강의를 위해 찾아야 할 것들이 많아 소설을 써나갈 수 없었어요. 하지만 기분전환으로는 좋았죠. 학기 중에 학생들이 찾아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요.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여러모로 자극이 되고 좋았습니다.

  

후루카와: 미국으로 건너간 무라카미씨가 <태엽감는새>를 당시 가지고 있던 모든 기량과 테크닉을 전부 소진해 가면서 쓴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집필이 한 창일 때 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나요?


하루키: 쓰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나중에 보니 그 소설에는 프린스턴의 풍경과 공기가 배어 있었던 것 같아요. 소설의 3부는 메사추세츠에서 썼지만 생각나는 건 뭐니뭐니해도 프린스턴이에요. 만약 그 이야기를 일본에서 썼다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됐을지도 모르죠. 어떻게 다를까는 잘 모르겠지만, 다 썼을 때는 솔직하게 말해서 이미 제 전부가 빠져나간 기분이었어요. 텅 비어있었죠. 어쩐지 100키로 마라톤을 달린 다음과 같았다랄까요. 하지만 <태엽감는새>까지 오면서 어느 정도는 제가 하고 싶다고 생각해 두었던 부분까지 우여곡절 끝에 겨우 도달했다라는 확실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뭐랄까 일단 목표로 정한 스테이지에 드디어 서게 되었다라는. 하지만 <태엽감는새>를 낸 당시는 일본에서는 상당히 좋지 않은 비평이 있었죠. 그 전에 <노르웨이의 숲>이 굉장하게 판매가 되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반발이 꽤 강했어요. 제가 출간하는 소설은 무조건 헐뜯자라고 다짐한 사람도 있는 것 같았어요. 어쨋든 신경은 쓰지 않지만요. 뭐 지금은 아무래도 그런 역풍도 어느 정도 가라앉아서 <태엽감는새>도 나름대로 안정된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지만 당시에 저로서도 목을 움츠리고 입을 닫는 등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작품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 느낌도 있었고 시간이 머지 않아 여러가지 일을 해결해 줄거라 믿었어요. 그래서 쓸데없는 시시한 말은 하지 않으려고 했었죠.

  

후루카와: 지금은 이미 <태엽감는새>의 평가와 절대적인 흔들림이 없죠. 뼈대가 굵은 멋진 작품이지만 그 멋짐의 안에는 그 이전의 무라카미 작품의 흐름 부터 대담하게 가자라고 하는 의지나 예감이 나름대로 가득 채워있는 요소나 감각이 많아서 <태엽감는새>를 깎아 내리는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여기서부터 큰 것이 발현되어지지 않을까"라는 공포라고나 할까 징조가 밀려와 좌절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루키: 음 그런것보다 전체적으로 자극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아요. 그건 분명 일본의 기성문학 시스템이 서서히, 하지만 확실히 흔들리고 있었다는 점이 자극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전범의 주요한 한명이 무라카미 하루키였다는 것. 그래서 리얼리즘이나 사소설을 바랬던 보수적인 사람은 당연하게 저를 비판했고 전위적이라고 말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첨예적인 아방가르드한 방향성과는 다른 것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저를 비판하게 되는거죠.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저는 뭐랄까 좁은 곳에서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후루카와: 보수와 전위, 서로 상대가 없으면 사실 성립되지 않는 기성구조 부터 무라카미씨는 완벽과는 떨어져 계셨네요. 단지 전범이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맞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웃음)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것도 당시에 이미 일본 문학이 어느정도까지 왔었고 누군가가 깨뜨리지 않으면 안되서 그것을 무라카미씨가 무자각으로(웃음) 깨뜨리고 있는 모양으로 되어버렸으니까 지금의 무라카미씨나 저보다 아래 세대의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무라카미씨가 깨뜨려준 덕분에, 가까스로 그러한 멍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소설이나 작가의 모습이라고 하는 모색이 가능해졌으니까요.


하루키: 그렇지만 저로서는, 단지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쉽고 좋아하는 방식으로 한 것 뿐이라서 그런 전략적인 생각은 특별히 없어요. 그런데 그런 쪽으로 특별히 저에게만 비난이 심해서, 뭇매질을 받고 왔다는 것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네요. (웃음)

  

후루카와: 별말씀을요. (웃음) 그런데도 무라카미씨가 얻어맞는 쪽에 계셨기때문에 소설을 읽는 사람들도 존재하게 되었다는 느낌도 들어요.


하루키: 맞아요. 역시 독자들은 저를 지지해주었어요. 그것에 대해서는 정말로 감사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독자이외의 사람들은 거의 그렇지 않았죠. 그런 의미로는 그 시기에는 정말 고독했어요. 고립무원이라고 하나요? 뭐 저는 그 정도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성격이지만 간단히 말해 결코 즐겁지는 않았어요.

  
*하루키는 본인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준 <노르웨이의 숲>에 대해 벗어나고 싶다라던가 좀 이상한 작품이라고 하기도 하며 그 작품으로 부터 받은 상대적인 스트레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더  솔직하게 속 마음을드러낸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2010년 '생각하는 사람'과의 롱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지만 이번 몽키비지니스에서는 그 진솔함이 더 배어있네요. 같은 작가로서 후루카와 히데오씨가 적절히 이야기를 잘 끌어낸 것 같아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1995년 일어난 큰 두 사건 '고베 대지진'과 '옴진리교 사린 테러 사건'과 <언더그라운드> 작업에 대한 인터뷰를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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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통신 2012/03/01 16:20 Posted by CoolCider
이번에 소개할 하루키 인터뷰는 05년 미국 하버드 대학의 학생 신문지와의 인터뷰 기사에요. 하루키가 당시 05~06년 하버드 대학 일본 학회의 'Artist in Residence'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였고, 마침 뉴요커지에 하루키의 1981년 초기 단편 <스파게티의 해에>가 실리면서 인터뷰 자리가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합니다!


Metonymy and Spaghetti ; 환유와 스파게티
무라카미 하루키 하버드 대학 05년 인터뷰 원문 보기(클릭) 
*환유: 한 사물에 관계있는 다른 사물을 빌어 표현하는 것으로 비유법 中 하나

 

  
Photographs © Andrea Jonas

조슈아 빌링스(하버드대 학생, 이하 JB): 우리는 뉴요커지에 실린 무라카미씨의 단편 <스파게티의 해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그리고 당신의 작업에서 '스파게티'가 갖는 다른 의미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하루키: 제가 그 소설을 쓴 것은 20년도 더 전의 일이에요. 30대 초반이었네요. 그 작품은 제가 좋아하는 단편 중 하나에요. 그 이야기를 썼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해요. 전 스파게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2년여 지낼 때 식사로 매일 같이 스파게티를 먹기도 했죠.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건 단지 매일 스파게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였어요. 그리고 내가 스파게티를 만들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항상 다른 해야할 일들이 생겼었던 기억이나요. 이상하죠. 당신이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을 동안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JB: <태엽감는새> 역시 스파게티를 만드는 남자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죠. 


하루키: 네 그래요. 같은 상황이죠. 전 스스로 스파게티를 매우 자주 만들어 먹어요. 그건 물을 끓이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그리고 많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죠. 


JB: 재미있네요. 그 일들은 모두 스파게티 만드는 일을 방해하고 있어요. 


하루키: 당신이 스파게티를 만들 동안 당신은 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그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당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거에요. 그리고 당신은 스파게티를 요리를 하는 동안 어떤 철학적인 종류의 사유를 얻게 될지도 모르죠.


JB: 이 이야기에서 스파게티는 '고독'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아요. <태엽감는새>에서의 장면과 흡사합니다.


하루키: 전 결혼하기 전 부터 혼자 스파게티 요리를 하곤 했어요. 그건 꽤나 외로운 일이었죠. 당신이 스파게티를 혼자 만들고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은 지극히 자연스러운거에요. 그런데 당신도 알겠지만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스파게티의 경우엔 다릅니다.

  

JB: 그건 좀 기다리는 시간이 더 필요하죠..


하루키: 맞아요. 혼자 샌드위치를 먹는 것은 그다지 외롭지 않지만 스파게티는 다른 얘기가 되죠. 당신이 혼자 스파게티를 먹거나 요리할 때 외로움에 대한 일종의 인식이 있어야 해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JB: 무라카미씨는 어떻게 그 '고독'을 의식하며 작품 속으로 끌어낼 수 있나요? 외로운 남성이 등장하는 것은 반복되는 테마 처럼 보입니다.


하루키: 작가는 매우 외로워요. 글을 쓰는 작업은 매우 외로워요. 자신 스스로 자기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글을 쓸 때 당신은 혼자이고, 밖으로 나갈 수도 아무도 들어오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고독은 글을 쓰기 위해 필연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제가 외로움과 고독의 남성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에요. 작가에게 있어서 고독이란 매우 중요한 것이에요. 당신은 스스로를 바라봐야 합니다. 깊이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외로움에 항상 익숙해져 있어야 합니다. 30년간 소설을 써 오고 있고, 외로움이 저 스스로에게 필연적인 부분이 되었습니다. 


JB: 무라카미씨의 집필 과정에 대해 여쭙고 싶은데요. 언제 어디서 글을 쓰시나요?


하루키: 전 아침 일찍 일어나요. 보통 4시 정도죠. 그리고 글을 씁니다. 전 매일 제 책상에 앉아 5시간만 글을 쓰는 작업을 해요. 그리고 아무도 나를 방해할 사람이 없는 시간에 글을 쓰죠. 그리고 물론 잠자리에 일찍 듭니다. 전 저 스스로 사회화되지 않으려고 해요. 난 단지 나 자신이고 싶은거죠.


JB: 무라카미씨가 집필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하루키: 러닝을 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듣죠. 저는 열성적인 레코드 수집가에요. 종종 레코드샵에 가서 음반을 사거나 그곳에서 음악을 듣곤 합니다. 


JB: 음악은 무라카미씨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음악을 들으시나요?


하루키: 음악은 가리지 않아요. 주로 재즈와 클래식, 락앤롤 그리고 올드락. 거의 모든 음악을 듣습니다. 


JB: 작업 중에도 음악을 들으시나요?


하루키: 아니요. 소설을 쓰고 있을 때는 음악을 듣지 않아요. 꽤 혼란스럽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작업 에세이나 번역 작업 중에는 음악을 들어요. 


JB: 무라카미씨는 하루 일과 중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하루키: 맞아요. 그리고 당신도 알고 있듯이 나에게 있어 산책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에요. 전 혼자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요. 형제 없이 외아들로 자랐어요. 그래서 혼자 집에서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혼자 있는 것에 지치거나 하지 않았어요.  


JB: 자기 스스로를 돌 볼 수 있는 사람은 무라카미씨의 작품의 테마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도 의존하는 인물이 없는 것 같아요. 자급자족하고 직접 요리를 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루키: 저는 혼자 요리하고 세탁하고 청소하고 모든 것을 다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저 스스로 완전하게 혼자이고 싶어요. 그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의존하고 싶지 않죠. 하지만 가끔은 상대가 필요할 때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독립된 저 만의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죠. 


JB: 무라카미씨의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은 종종 세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급자족을 해야하곤 합니다. 당신도 그렇습니까?


하루키: 소설을 써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는 관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매일 발생하죠. 일상적인 것들이 벽을 통과해 다른 장소, 다른 세계로 가는 거에요. 그것은 지금 이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죠. 그리고 그 세계의 관찰자가 되는 거에요. 그 세계의 모든것을 관찰하고 글로 표현하게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소설이라고 부르죠. 제 생각입니다만. 당신이 벽을 뚫고 나갈 감각이 없다면 당신은 작가가 될 수 없습니다. 


JB: 무엇에 대해 이 세계를 관찰하나요?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하시나요? 당신의 소설을 위해 항상 생각하고 관찰하시나요?


하루키: 제가 유독 많이 세계를 관찰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당신도 이 세계에 살고 있고 마찬가지로 이 세계를 관찰하며 살아갑니다. 저도 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당신과 나는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거에요. 나는 작가에요. 아마 당신은 아닐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확하게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당신은 꿈을 꾸죠. 꿈을 꿀 때 다른 세계에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에요. 소설을 쓸 때 다른 세계에 있게 되죠. 단지 작가로서의 꿈이에요. 당신이 작가라면 의식적으로 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JB: 무라카미씨가 관찰하는 것과 꾸는 꿈은 어느 정도로 창작에 사용이 되나요?


하루키: 그건 대답하기 매우 어렵네요.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때때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죠. 그런 대부분의 경우에는 꿈을 따르게 됩니다. 그건 자연스럽게 마음에서 우러난 일이죠. 그리고 당신이 할 일은 그것을 수행해 나가는 거에요.


JB: 그런데 그런 꿈이나 관찰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을 때는 그것을 이겨내야 하나요?


하루키: 아니요. 당신이 좋은 작가라면 그것은 항상 끝까지 흐르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들을 놓아야지 그것을 억지로 발견하고 생각해내려하면 그것들은 그만 중단되고 맙니다. 당신은 단지 관찰만 하면 되요. 그러면 그 관찰 대상들은 어느 순간 유의미한 것들이 될 겁니다. 



JB: 관찰한 것들은 정확하게 그것들이 어떤 의미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글로 표현해야 하나요?


하루키: 당신이 무엇을 보고 그것을 기술하는 것은 기술(technique)입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작가가 될 수 없죠. 기술과 함께 상상력을 지녀야 해요.


JB: 무라카미씨가 배울 수 있었던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하루키: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 29살이었어요. 저는 글을 쓰기 위한 어떤 과정도 거치지 않았어요. 전혀 경험이 없었죠. 그래서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어야 했어요. 전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어떤일이 나에게 일어났고 작가가 되었죠. 굳이 표현하자면 자연스럽게 작가가 되었다랄까요. 처음 부터 뭔가를 했고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어요.


JB: 무라카미씨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요?


하루키: 갑자기 어느날 모두 내가 소설을 쓸 수 있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앉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JB: 무라카미씨가 쓰는 작품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기술적으로 전 많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이건 해가 갈 수록 좀 더 쉽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JB: 상상력이 변화하는 걸까요? 혹은 글쓰는 기술 전반적인 것이 변화하는 걸까요?


하루키: 물론 제 상상력도 변화했죠. 그러나 그건 더 많든 더 적든 동일합니다. 전 내가 매력을 느끼는 많은 것들이 마음 속에 있어요, 스파게티, 우물, 냉장고, 코끼리, 차가운 맥주 같은 것들이죠. 그리고 전쟁, 암흑, 음악. 이렇게 매력을 느끼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JB: 말씀하신 스파게티, 우물, 음악 같은 것들은 계속 반복되어 등장합니다. 그것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나요?


하루키: 전 요즘 스파게티에 대해서는 잘 쓰지 않아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스파게티에 대해서 너무 많이 썼어요. 또한 우물에 대해서도 많이 썼죠. 단지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JB: 그렇다면 지금은 그 새로운 것이 무엇일까요?


하루키: 언더그라운드(지하철 사린 테러 사건)는 저에게 아주 큰 일이었어요. 그리고 '터널'이 될 수 있겠네요. 이런 것들은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와있죠. 제가 쓴 논픽션 <언더그라운드; 1997>는 지하철 테러 사건에 대한 인터뷰이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985>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가 도쿄 지하철이 있는 지하 세계이죠. 그 밖에 많은 부분에서 지하에 관련된 이야기를 썼습니다. 전 정말 이런 '지하'에 관한 것들에 흥미를 느낍니다. 제 새 소설의 제목은 <애프터다크; 2004>에요. 배경은 새벽의 도쿄 시내에요. 자정 부터 새벽 4시까지 야야기가 이어지죠. 등장인물들은 아침이 밝기까지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소설에서 저는 '어둠'에 대해 쓰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내면의 어둠과 외면의 어둠에 대해 쓰고 싶었죠.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의 시간은 등장인물의 내면의 어둠에 대한 은유에요. 그래서 어둠과 지하는 저에게 있어 큰 요소입니다.


JB: 그것은 지하철 테러 사건에 대한 일종의 작가적인 반응인가요?


하루키: 전 항상 지하철과 지하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리고 사린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전 단지 그때 도쿄의 지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건지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 테러로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쓰고 싶었을 뿐입니다. 동시에 도대체 무엇이 어둠이고, 무엇이 지하인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죠.


JB: 우리가 보통 어둠을 생각하면 '악'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어둠에 또 다른 의미가 있을까요?


하루키: 어둠은 좋은 것도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낮에 주로 의식을 하며 생활하죠. 그러나 어둠은 의식하지 않은 잠재 의식입니다. 낮에는 명확하게 의식적으로 볼 수 있죠. 그러나 어둠 속에서 당신은 이해가 되지 않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되겠죠. 전 단지 이런 어둠에 대해 쓰고 싶은 겁니다. 전 이 어둠이 사람과 상호 작용을 하고 있다고 느껴왔어요. 만약 제가 가지고 있는 어둠에 대해 선하게 썼다면 당신도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나의 어둠과 당신의 어둠이 서로 같은 것이 되는 거죠. 대부분 그것들은 무의식, 잠재의식에서 왔어요. 저는 이것이 바로 소설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당신이 생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라던가 그와 비슷한 일을 한다면 논리적이어야만 하겠죠. 모든 것이 명확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소설가라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보면 됩니다. 당신은 어둠 속의 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가서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면 됩니다. 작가는 오직 무언가를 찾아 발견하고 그것을 쓸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들의 어둠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기에는 위험하기 때문이죠. 그 어둠 속에는 악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둠에 익숙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발견하고, 포착해내고 그리고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작가를 위한 특권이에요. 이것이 소설을 쓰는 저의 방식이에요.  


JB: 무라카미씨가 사람들의 어둠은 모두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작가들만이 그 어둠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하루키: 누구나 자신의 내면 속 어둠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 그리고 모두가 같은 거에요. 그런데 작가는 '탐험가'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 탐험을 할 수는 있습니다. 전 아침 4시에 일어나 책상에 앉아 제 안의 어둠으로 깊숙히 들어갑니다. 전 그 일을 매일하는 베테랑 탐험가에요. 그것은 제가 생각하기에 광기에 가까운 것이에요.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그 어둠에 도달하여 광기를 느낀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JB: 무라카미씨는 그 어둠이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모두 그것을 가지고 태어날까요?


하루키: 당신의 마음. 그것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당신의 마음은 밝음과 어두움이 있어요. 필연적으로요. 동양의 음양이론도 있죠.


JB: 그렇다면 무라카미씨는 '밝음'을 가지고 이야기를 쓰시기도 하시나요?


하루키: 밝음은 어둠 보다 컨트롤 할 수 있는 요소에요. 당신이 어둠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아요. 그렇기때문에 이 세상에서의 감각을 밝음으로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이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저는 신비한 사람의 유형이에요. 전 어둠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 어둠을 제가 가지고 있는 밝음의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 육체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매일 달리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해왔죠. 그것은 법칙이에요. 당신의 육체는 옳고 강해져야 합니다.


JB: 쓰기 위해서..


하루키: 제가 전업 작가가 되면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단련하며 유지해 나가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매일 달리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고 가급적 자연식을 섭취해 왔어요. 그렇게 25년(05년 당시)이 되었습니다. 육체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신체가 건강해야 당신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전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류의 작가 인 것 같아요. 많은 작가들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너무 많이 마시고, 담배도 피웁니다. 내 생활은 그들에게는 광장과도 같을 거에요. 많은 사람들은 저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글을 쓰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는 것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스파게티를 생각하는 것은 저의 어두움이 아니라 밝은 측면으로 부터에요. 


JB: 그럼 어둠의 측면으로 부터 오는 이야기도 있을 텐데요.


하루키: 그래요. 어떤 여자가 남자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녀는 당신에게 하워드의 메세지를 전달하면서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해요. 남자의 세계는 조용하고 차분하죠. 그런데 그와는 다른 종류의 것이 전화선을 타고 그에게 왔어요. 난 전화기를 좋아해요. 전화기는 참 이상해요. 당신은 지금 여기서 갑자기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통해 당신의 세계로 들어와요. 때때로 혼란스럽고, 충격적이고, 매우 놀라운 일일 수도 있죠. 큰 일들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전화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소설 속에서 등장시키는 것은 무척 좋아합니다. 요즘은 당신도 핸드폰을 가지고 있고, 휴대 전화가 발명된 이후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애프터다크>에서 휴대전화가 매우 중요한 소재가 되었죠. 좀 이상해요. 몇 몇 사람들에게는 휴대전화가 생명선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JB: 무라카미씨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계시나요?


하루키: 네. 가지고 있어요.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네요.


JB: 중단(방해)에 대해 얘기해 보시겠습니까? 전화가 와서 무언가 중단되는 상황이 소설 속에서 많이 등장합니다. 쓸 때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시나요?


하루키: 네. 글을 쓰고 있을 때 무언가로 부터 방해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할 29살 무렵 저는 재즈바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자정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새벽 2~3시가 되었죠. 그리고 조금 잠을 잔후 이른 아침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죠. 전업작가가 되면서 소설을 쓰기 위한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더 없는 행복이었죠. 내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을 만큼 쓸 수 있는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중단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JB: 무라카미씨는 소설 속에서 스파게티에 대해 쓸 때,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 씁니다. 시간이 글을 쓰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인가요? 


하루키: 당신이 올바른 생각을 글로 쓰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다가오는 적당한 시간을 기다립니다. 이 기다리는 시간 동안은 소설을 쓰지 않고 에세이나 번역 작업을 합니다. 항상 5~6개월 정도의 기간을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보냅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쓰고 싶어지는 시간이 올 것이라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는 아직 오지 않았던거죠. 그러나 그 시간이 온다는 건 알 수 있어요. 여름이 될 것 같아요. 아마도. 그 시간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잡는 거에요. 그 시간이 오면 그것을 잡고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해요. 그것을 멈춰야 하는 때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소설을 끝내면 다시 쓰고 또 다시 쓰죠. 멈출 때가 왔다는 것을 느끼면 바로 멈춰요. 그리고 서랍에 넣어 두었다가 다시 적당한 시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다시 그 시간이 오면 서랍에서 꺼내 책상에 올려 놓고 다시 쓰기 시작해요. 그것은 준비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해요. 그래서 저에게 시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JB: 그래서 무라카미씨는 지금 냄비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고 계시군요.


하루키: 그래요. 타임 쿠커(time cooker)가 필요하네요.


JB: 무라카미씨는 본인 안에 이미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하루키: 제 마음 속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 오직 제 마음에 달려있기 때문에 누구도 무언가를 쓰라고 요청하지 않아요.


JB: 무라카미씨의 소설 속에서 시간의 서사구조를 배열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어떻게 그것에 흥미를 가지고 가시나요.


하루키: 전 전혀 아무런 계획도 가지고 가지 않아요. 전 한 챕터를 쓰고 나면 "그래, 다음은 뭐지?"라고 생각하기 시작해요. 그렇게 다음 챕터를 써 나갑니다. 때로는 시간 상 전 챕터가 될 수도 그 이후 챕터가 될수도 있죠.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은 채 쓰고 싶은 것을 써 나가요. 단지 이 이야기 이후 혹은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생각합니다. 하나의 챕터를 끝내고 이 전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이 후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생각합니다. 그것은 마음에 따라 달라져요. 시간 순서대로는 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전 항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를 따라갑니다. 그 토끼를 쫓고 있어요. 토끼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JB: 그렇게 토끼가 무라카미씨를 2차세계대전이나 1971년 혹은 현재로 이끄는 군요.


하루키: 토끼는 어디로든 갈 수 있어요. 수직으로 가던지 수평으로 가던지.


JB: 특정한 그 기간에 무라카미씨가 그림기 위해 생각한 것들이 있나요?


하루키: 전 역사를 좋아해요. 역사에 대한 글을 많이 읽고 싶어요. 역사는 집단 의식의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내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역사를 안다면 그건 집단적인 기억이 됩니다. 즉, 당신은 역사를 읽으면서 기억을 풍성하게 할 수 있어요. 아주 좋은 느낌이죠. 그래서 제 소설 <태엽감는새 ; 1992~1994>를 쓸 당시 1939년 중국에서 벌어진 노몬한 전투에 대해 책을 많이 읽었어요. 매우 흥미있는 책들이었죠. 단지 그 전투에 대해 더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읽었던 책의 내용을 모두 잊으려고 노력했어요. 소설을 쓸 때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소설을 쓰기 위해 역사적인 사건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디테일한 사항까지 다 알아야 해요. 


JB: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요?


하루키: 역사적 사건에 대해 디테일하게 아는 것과 소설을 쓰는 것은 다릅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상황까지 다 알고 있어야 해요. 그 이야기를 쓴 후 중국 어딘가를 가게 되었어요. 그리곤 "이곳을 알아."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이야기를 쓸 때 장면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매우 친숙한 느낌을 가지고 그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JB: 그럼 무라카미씨는 위에서 말한 집단적 기억을 가지고 계셨던 건가요?


하루키: 그래요. 당시에 소설을 쓸 수 있다라는 행복한 느낌이 가득했어요. 제가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실제로 많은 것들이 그곳에 있고요. 그런 종류의 일이 종종 발생했어요. 때로 당신이 어느 곳에 갔을 때 느껴지는 데쟈뷰와 같다고 할 수 있겠죠. 내가 그 일들에 쓰는 것은 그곳에 있다는 마음으로 쓰니까요. 그런일은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JB: 왜 '1971년'의 스파게티 였나요?


하루키: 1971년에는 대학생이었는데, 그냥 그렇게 정했던 것 같아요. 남자가 되어가는 나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네요. 나는 혼자였고, 혼자 스파게티를 만들었어어요. 그게 좋았습니다. 


JB: 대학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하루키: 1968년에 도쿄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어요. 그 즈음은 데모, 파업, 반전 운동 등으로 혼란 스러운 시기였죠. 학생과 경찰 세력과 혁명 그리고 비디오와 지미헨드릭스가 뒤섞여 있었죠. 그리고 갑자기 그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참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들끓었다가 그리고 다음날 사라져버렸습니다. 모든 열기가 사라지고 침묵의 뒤편에 남겨졌습니다. 1971년은 일종의 실망의 날들이었죠. 우리는 이상적이거나 혁명적이 되곤 합니다. 그리고는 상황이 개선되거나 세상이 좀 더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또한 매우 긍정적인 현상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했어요. 너무 우유부단했던 것 같아요. 요즘 대학생들은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냉정하고 이상적인 결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 1971년의 날들 동안 조용히 있었던 것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상주의는 사라지고 우리에게는 손실만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외로움의 느낌이 감정에 부분적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해요. 


JB: 특별히 어떤 부분에 있어서 실망했나요?


하루키: 우리는 대학과 정부의 권위주의와 사회 시스템과 싸웠어요. 우리는 단지 어린 아이가 가상의 검을 들고 용과 싸우는 꼴이었죠. 우리는 무언가 엄청난, 유용한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건 모두 환상에 불과했어요. 


JB: 무라카미씨의 그 경험이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시나요.


하루키: 제 20대는 얼어있던 동결된 시기 였어요. 1968년과 1969년은 화산처럼 뜨거운 날들이었죠. 그리곤 곧 얼어붙은 시기가 왔어요. 그렇게 동결의 20대를 보내고 29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죠. 9년 동안 얼어 붙은 시기를 보냈어요. 그리고 갑자기 그 날이 끝나갈 때 갑자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JB: 무라카미씨는 냄비 속의 스파게티를 기다리고 계신건가요?


하루키: 네 그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20년전에 이 이야기를 썼어요. 그 얼어 붙었던 시기를 기억해요. 오랫동안 그 이야기를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었지만, 오래된 친구는 아니죠. 그것은 나 자신입니다. 어렸을 때의. 그것은 작가로서 때로 좋은 점 중 하나에요. 20년전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자신을 만날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JB: 1968년은 뜨거웠고, 1971년은 열기가 식었죠. 그럼 2006년은 뭘까요?


하루키: 제 생각에 지금 일본은 점점 열기가 더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바쁘게 갑자기 부유해진 경향이 있죠.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부자가 된다고 믿어왔고요. 그러나 현재 사람들은 스스로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것은 이상주의의 일종일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뜨거워지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뜨겁지는 않지만,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일본은 거품 경제를 경험하고 자신감을 잃은 상태입니다. 부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것이 필요합니다.


JB: 그 이상주의는 어디서 올까요? 정치적인건가요?


하루키: 문화와 정치. 이 두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JB: 인터뷰를 끝내기전 두 가지만 더 질문할게요. 먼저, 스파게티 요리를 하나 추천해주실 수 있으세요?


하루키: 요즘, 성게 스파게티를 좋아합니다. 버터를 많이 넣고, 스파게티를 냄비에 삶아 그릇에 담은 후 버터를 첨가해요. 그럼 버터가 녹아들죠. 그리곤 신선한 성게를 넣고 저어요. 그리고 파슬리를 뿌리는거에요. 간단하긴 하지만 꽤 괜찮아요. 정말 좋아하는 스파게티에요.


JB: 끝으로, 책 한 권 추천해 주실 수 있으세요?


하루키: 최근에,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의 작품을 읽었어요. 절 놔주지 않더군요. 정말 좋아하는 작가에요.


*정말 긴 인터뷰였습니다. 두 편으로 나누어 볼까도 싶었지만 집중해서 읽으면 여느 인터뷰 못지 않게 고농축의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강행했네요. 건너뛰지 않으시고 읽으셨길 바래봅니다. 인터뷰 당시 아이폰이 출시전이었는데 아이폰 출시된 현재에도 휴대폰은 불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궁금하네요. :D 이상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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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물 2012/03/16 0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파게티를 삶을 때 오는 고독 알 것 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ㅎㅎ 아주 작은 특별한 부분들을 알 수 있게 되는 재미있는 인터뷰인 것 같습니다!^^

    • CoolCider 2012/03/16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파게티랑 샌드위치 만들 때의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부분엔 저도 공감이 되더라고요. 스파게티를 만들어 본 적이 없음에도요 ㅎㅎ 저도 요즘 스파게티를 시도해 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

  2. 여율 2012/03/21 2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스파게티를 혼자 먹을때는 약간 외로운 느낌이 들어요.(만들때도 물론, 무엇보다도 양조절을 잘못해서 1.5인분이 만들어진다니까요 ㅎㅎ) 오랫만이죠. 블로그는 없앴지만 가끔 들어오고 있었어요

    • CoolCider 2012/03/21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이에요. 잘지내시죠? 어느날 갔더니 없어졌길래 좀 쓸쓸해했었는데.. 이왕 만들거 이제 2인분 만드세요^^

  3. 여율 2012/03/22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인분은 같이 먹을 사람 생기면 .. ㅎㅎ 사실 블로그를 새로 만들긴했는데,
    좀 정리되면 링크할께요.


하루키 통신 2012/02/12 20:16 Posted by CoolCider

http://www.haruki-murakami.com

Jazz Messenger
-무라카미 하루키 08년 뉴욕타임즈 기고 에세이-
*원문 보기(클릭) 
*포스팅글은 구글 번역과 전자사전이 동원된 글이며 오역 가능성 (당연히) 있습니다.

 
저는 29살이 되기 까지 소설가가 되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절대적인 사실이죠. 전 어렸을 적 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만약 저에게 소설을 쓸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전혀 믿지 않았다라고 얘기하면 거짓말이라고 생각되어졌을 만큼  세계의 많은 작품들을 읽으며 그 이야기 속 깊숙히 빠져 있었어요. 저는 10대에 도스토예프스키, 카프카 그리고 발자크 같은 작가들의 소설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전 그들이 우리에게 남긴 소설과 같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전 이른 나이에 간단하게 소설을 쓰는 어떤 희망을 포기했었어요. 단지 취미로서 책을 계속 읽자고 결심을 했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제 전문 영역으로 정한 것은 '음악'이었어요. 저는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고, 친구와 친척들에게도 돈을 빌려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도쿄에 작은 재즈클럽을 열었어요. 그 가게에서는 낮에는 커피를 팔고, 저녁에는 술을 내놓았죠. 또한 몇 가지 간단한 요리도 준비했어요. 가게에서는 끊임없이 레코드 음악이 흘러나왔고, 주말에는 젊은 뮤지션의 라이브 재즈 공연도 있었어요. 이런 생활을 7년간 해왔죠. 왜냐고요? 단순한 이유에요. 재즈바를 하면 아침부터 밤까지 재즈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제가 처음 재즈를 접한 것은 1964년 15살 때의 일이었어요. 그해 1월에 '아트 블래키 앤 재즈 메신져'가 고베에서 공연을 했어요. 생일 선물로 그 공연 티켓을 받았죠. 이 때가 제가 난생 처음 재즈를 들은 거였죠. 전 깜짝 놀랐어요. 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이었죠. 밴드는 정말 굉장했어요. 웨인 쇼터의 테너 색소폰, 프레디 허바드의 트럼펫, 커티 풀러가 연주하는 트럼본 그리고 아트 블래키가 리드하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드럼까지. 제가 생각하기에 이 조합은 재즈 역사상 최고로 강력한 것이었던 것 같아요. 전 그런 놀라운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중독되어 버렸죠. 

1년전 보스톤에서 파나마 출신의 재즈피아니스트인 다닐로 페레즈와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위의 '아트 블래키 앤 재즈 메신져' 이야기를 하니까  그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며 "무라카미씨 웨인 쇼터와 얘기해 보실래요?"라고 물어 봐서 저는 "물론이죠."라고 대답했죠. 거의 할 말을 잃어 버린채 말이죠. 그는 플로리다에 있는 웨인 쇼터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바꿔 주었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웨인에게 한 말은 당신이 연주하는 음악은 이제껏 들어 본 적 없는 놀라운 음악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얘기였어요. 인생은 참 이상해요. 당신은 스스로의 인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가 없어요. 그 고베의 공연으로 부터 42년 후인 지금 전 이곳 보스톤에서 지내며 소설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핸드폰을 통해 웨인 쇼터와 통화를 했지요. 내가 절대 상상 조차 할 수 없던 일을 말이죠. 

전 29살이 되었을 때, 불현듯 갑자기 내가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는 소설을 쓸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도스토프예스키나 발자크 같은 작가 정도까지는 안되겠지만, 전 스스로에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어요. 저는 문학 거장이 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때까지 전 소설을 어떻게 쓰는 것이고 소설을 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전혀 경험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글을 쓰기 위한 기존에 써왔던 스타일도 당연히 없었죠.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소설을 쓰기 시작할까에 대해서 가르쳐 줄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였고 문학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알지 못했어요. 그 때 제가 유일하게 생각한 것은 어떻게 하면 음악을 연주하듯이 멋지게 소설을 써 나갈 수 있을까 였어요.  

전 어렸을 적  피아노를 연습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간단한 멜로디는 들으면 충분히 읽어 낼 수 있었지만 프로페셔널한 뮤지션이 되기 위한 테크닉은 없었어요. 단지 제 머릿 속에서 종종 제 음악이 소용돌이 치면서 무언가 풍부하게 만들기도 하고 갑가기 제 감정을 휩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전 그런 음악이 글쓰는 작업으로 전환되는 것이 가능할지 궁금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제 스타일이 시작된 계기입니다. 

음악이나 소설 모두 가장 기본적인 것은 '리듬'이에요. 당신의 스타일은 좋아야하고 자연스럽고 일정한 리듬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당신의 작품을 계속해서 읽지 않을 겁니다. 전 리듬의 중요성을 음악에서 배웠고, 대부분 재즈에서 였어요. 그 다음에 오는 것이 '멜로디'입니다. 문학에 있어서 멜로디란 리듬에 맞도록 단어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어의 배치 방식이 리듬에 맞게 배치되면 글은 부드럽고 아름다워지죠. 그럼 당신은 더이상 물을 것이 없어지게 됩니다. 다음은 '하모니'입니다. 이것은 문장과 단어를 받쳐 주는 내부의 정신적인 소리에요. 그리고 나서 오는 것이 바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유로운 즉흥성'이에요. 일부 특수 경로를 통해 이야기는 내부에서 자유롭게 나올 수 있어요. 내가 해야 할 일은 전적으로 그 흐름에 들어가는 것이죠.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연주(작업)를 완성시키는 상위의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새롭고 의미있는 장소에 도달했다고 하는 일종의 성공의 느낌이죠. 이 모든 단계를 잘 수행했다면 당신의 독자 혹은 청중들과 상승의 감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것은 다른 방법으로는 얻기 힘든 놀라운 절정일 것입니다.

전 글쓰는 것에 대한 거의 모든것을 음악으로 부터 배웠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 역설 처럼 들리겠지만, 음악에 그토록 심취하지 않았다면 전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지금도 혹은 앞으로 30년 후에도 난 계속 좋은 음악을 통해 글쓰는데 중요한 요소들을 배우게 될 겁니다. 제 글쓰는 스타일은 찰리 파커의 그 반복되는 리프 연주와 스콧 피츠제럴드의 우아하게 흐르는 산문으로 부터 강한 영향을 받았어요. 그리고 문학 모델로서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으로 부터 저 스스로 계속해서 다시 새로워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도 배울 수 있었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명은 '델로니어스 몽크'에요. 어느날 누군가 그에게 "당신은 어떻게 항상 피아노로 부터 확실하고 특별한 소리를 끌어낼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몽크는 키보드를 가리키며 얘기했죠. "이것은 새로운 음표(note)가 될 수 없어요. 당신이 키보드를 보았을 땐 모든 음표는 이미 거기에 있는거죠. 그러나 만약 당신이 각각의 음표에 충분히 의미를 준다면 소리는 분명 다를 겁니다. 그때 당신은 진정한 의미의 음표를 갖게 되는 것이죠."

전 집필 중에 종종 이 말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리곤 스스로 생각해요. "맞아. 그건 사실이야. 새로운 단어는 없어. 우리가 할 일은 지극히 일반적인 단어에 새로운 의미와 특별하게 함축된 것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거야." 스스로 생각을 안심시키는 말을 찾은거죠. 이것은 우리 앞에 광대하고 미지의 무언가가 펼쳐 놓여져 있는 거에요. 비옥한 영토가 경작되기 만을 기다리며 우리 앞에 있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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