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를 찾아 떠난 '파인딩 하루키' 여행. 중반을 넘어서 도쿄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도쿄 2일차이자 5번째 포스팅이에요. 전 포스팅에서 하루키의 도쿄 최초 정착지 고쿠분지와 그의 초기작에서 비중있는 배경으로 등장한 ICU대학을 보셨고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같은 JR주오센에 있는 <스푸트니크의 연인> 스미레가 좋아하는 장소인 키치죠지의 이노카세라 공원과 하루키 사무실 부터 하루키의 많은 작업들이 진행된 아오야마, 오모테산도를 가봤습니다. :D
파인딩 하루키 Part 3; 도쿄
ICU 대학과 가까운 미타카역(지브리 스튜디오가 미타카역에 있더군요. 일정에 쫓기는 테마 여행자의 슬픔을 제대로 느꼈답니다. ^^;)을 둘러보고 바로 이동한 곳은 한 정거장 전인 키치죠지역입니다. 키치죠지는 일본의 홍대와 비슷한 동네라고 할까요. 역 남쪽 출구로 나가면 아기자기한 샵들이 늘어서 있고 젊은이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이때 부터 날이 조금씩 흐린 것 같아요. 키치죠지역 남쪽 출구에서 상점가를 벗어나면 이렇게 멋진 이노카세라 공원이 나옵니다. 각종 영화, 드라마의 촬영도 많이 이뤄졌고요, 일본인들이 추천하는 공원에 항상 들어가는 곳이죠.
하루키도 미타카에 살며 지금의 부인을 만나기전 연애를 할 때 이곳에 자주 왔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 때의 경험이 1999년작 <스푸트니크의 연인>에도 자연스레 묘사가 된 거 아닐까요? :D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스미레가 혼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하는 장소로 나오고, 나와 함께 만나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청년 시절의 하루키, 혹은 스미레가 보이시나요? :D
이노카시라 공원을 뒤로하고 하루키의 사무실과 그의 주요 도쿄 생활 터전인 오모테산도로 가봅니다.
일부러 모인 것 같죠? 그린, 옐로우, 레드.
아오야마에서 젤 먼저 가본 곳은 하루키와 안자이미즈마루씨의 단골 스시집으로 알려진 곳이에요. 매향이란 곳인데요. 이날은 영업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돌아와 알아보니 올 해 폐점 예정이라고 하네요. 뒤에 가보게 될 다이보 커피도 폐점 예정이죠. 예전 부터 이어져 온 가게들이 없어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에세이에서 수 차례 얘기한 하루키에게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하루키 자신도 스타벅스를 잘 이용하고, 핸드폰 줄로 스타벅스 커피잔도 하고 다닌다고 최근 에세이에서 얘기하기도 했죠. :D
하루키의 사무실을 찾아가기 위해, 오모테산도에서 롯본기 쪽으로 걸어가봅니다. 해가 지면서 멋진 풍경도 연출되네요. 우리나라의 청담동 같은 곳이에요.
이 건물이 오랜시간 하루키의 사무실로 쓰였던 곳이랍니다. 그런데 지금은 건물 개조로 인해 임대 계약을 끝낸 상태라고 하네요. 보시는 것과 같이 공사 중이었답니다. 사무실은 큰 길가에 있지 않고, 주택가안으로 한참 걸어 들어와야 있어서 찾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D 하루키의 다음 사무실은 어딜까요.
이제는 예전이 되버린 사무실 자리를 보고, 다이보 커피점을 가기 위해 오모테산도 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때 부터는 시즈오카에서 올라온 친구가 함께 있었네요. 여행 중에 처음으로 옆에서 계속 배고프다고 하는 일행이 생겨버렸어요.. :D
커피는 원두양과 물양에 따라 모두 5단계의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밖에 모카라떼 라던지 포도쥬스, 치즈케익 등 다른 푸드들도 준비되어 있어요. 바테이블 선반 위에는 문고본들이 그득하고요. 정말 아늑하고 보물 같은 장소랄까요.
안타깝게도 이곳 다이보 커피도 올해 말까지 영업을 하고 폐점을 한다고 합니다. 알아본 바로는 이전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하네요. 한 번 가보실 분들은 저녁 8시까지 영업이니 늦지 않게 가세요. :D 저도 연말되기 전에 꼭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계속 배고프다고 거의 사정을 하는 친구를 데리고 저녁을 먹기전 마지막 들른 곳은 바로 하루키가 자주 이용하는 아오야마북센터에요. 역시 오모테산도 역에서 가깝습니다. 이미 많이 어두워졌네요. 하루키의 묘사대로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것으로 도쿄 2일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으로 가봅시다. ㅎㅎ
친구와 제가 선택한 저녁은 소 혀(규탄) 요리 체인점이었어요. 일본에서 오래 생활 한 친구의 추천으로 먹게되었는데요. 맥주와 어우러진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보시는 것 처럼 양이 얼마 안돼서 순식간에 먹어 치웠답니다. :D
배를 채우고 나니 밤거리가 더 예쁘게 보였습니다. 친구도 기분이 좋아졌고요. :D 스타벅스에서 라떼 한 잔씩 주문해서 들고 시부야역까지 걸었습니다. 바람도 좋고, 참 기분 좋은 하루였어요. 내일도 바쁘게 움직입니다.
[원래 이번 포스팅에서 <노르웨이의 숲>의 와타나베와 나오코의 산책 코스를 가보려고 했는데, <노르웨이의 숲>의 장소들을 한 번에 모아서 포스팅하기 위해 조금 연기할게요. 혹시 기다려주신 분 계시면 죄송합니다. ^^; 실제 여행에선 일정과 거리 등 여러 이유로 키치쿄지에서 바로 요츠야역으로 가서 산책 코스를 걸었는데요. 정리할 때는 이렇게 하는게 몰입하는데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파인딩 하루키 Day14: 도쿄(5)편 주요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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