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날이 되었어요. 더 쌀쌀해지기 전 초가을 날씨가 전 너무 좋답니다. :D 오늘 가보실 카페 커피발전소는 예전 부터 지인들에게 몇 번들어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마침 이 동네라기보다는 바로 뒷건물에 사는 친구집에 놀러왔다가 자연스럽게 들르게 되었답니다. 핸드드립커피와 모카포트 커피를 맛있게 내놓고 있는 커피발전소로 가보시죠.
합정동 카페 커피발전소
화려한 간판이 없고 이렇게 소박한 나무 간판이 말그대로 놓여져있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수없이 지나면서 잘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서라도 가보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D 위치는 당인리 화력발전소 바로 앞쪽입니다. 마을버스는 '마포 07'번이 다니고요. 지하철로는 합정역 7번 출구, 상수역 4번출구에서 도보로 10~15분 정도 걸릴 것 같네요.
커피발전소의 첫 느낌은, 시간과 공기가 멋스럽게 카페 내 모든 소품들을 닳게 해 주었다는 느낌이라는 표현으로 밖에 전달을 못하겠네요. 처음 왔지만, 낯설지 않은 그런 공간이었어요. 혼자 와서 잠깐 책을 읽거나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사람들도 보기 좋았습니다.
핸드드리퍼와 모카포트가 가지런히 다음 커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사장님의 손 때가 묻어있는 장비들이 참 포근하고, 설사 내 입맛과 다른 커피가 나와도 전혀 불평할 수 없을 정도의 아우라를 보여줍니다. :D
사장님께서 제주도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요. 제주도 여행 사진이 이렇게 주욱 걸려있었고요. 사진은 못 찍었는데,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제주도 지도도 있었답니다.
저희 일행은 안쪽으로 들어가 앉았답니다. 커발의 모든 음료는 5,000원이고요. 또 모든 음료 리필이 2,000원입니다. 모든 음료요. :D 직접 로스팅하시는 원두는 100g에 6,000원에 판매 중이시고요.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하고계십니다. 사진으로 찍어 놓고 글로 설명하고 있네요. ㅎㅎ
이렇게 책들도 곳곳에 많이 꽂혀 있어요. 일행과의 쉼 없는 수다로 잠시 피곤해졌을 때나 대화 주제를 전환하고 싶을 때, 눈에 들어오는 책 아무 페이지를 핍니다. :D 이렇게 책이 있는 카페에 오면 꼭 하루키 책을 찾게 되는데요. 하루키의 소설은 보이지 않고, 에세이만 이쁘게 꽂혀있네요. 이걸로 사장님 성격이 진지하고 복잡한 걸 싫어하는 유쾌하신 분이라고 짐작하는 건 어불성설일까요. ㅎㅎ
카페 안쪽의 창고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공간에 이렇게 혼자 와서 공부나 작업을 하거나 연인이 와서 두 손 꼭잡고 있기 좋을 법한 비밀공간이 있답니다. 이곳에 와서 작업하거나 책을 읽으면 정말 집중이 잘 될 것 같고요. 다른 테이블의 소리도 어느 정도 차단될 것 같고요. 정말 마음에 든 공간이었습니다.
카페 이름을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따온 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비밀공간에 화력발전소의 사진이 걸려있답니다.
커발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일행 중 한 명이 앉아서 작업 중이던 최민석 작가님을 알아봤답니다. 이 카페에서의 일화가 에세이에도 들어가있다고 하더군요. 전, 아직 최민석 작가님 작품을 읽어 보지 못해서 얼마전 나온 신작 <쿨한 여자>를 펼쳐 보았는데 역시 커피발전소를 작업실로 삼고 계시다는 인증을 하셨더군요. :D 작가님이 나가시면서, 사장님과 같이 러닝하자고 얘기하는 모습에서 사람 냄새가 진하게 났답니다. <쿨한 여자>부터 읽어봐야겠어요.
바람이 참 좋습니다. 토요일 오후 3시 커피발전소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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