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하루키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장소가 일본 와세다 대학에 오픈하게 됩니다. 18년 가을 하루키가 최초로 공개 인터뷰 자리에 나서면서까지 발표한 것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즉 와세다 국제문학관 개관이 그것인데요. 그 사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공사도 차질이 생겨 약 2년 넘는 시간이 흘러 드디어 오픈하게 되었네요.
관련된 소식을 일본 TBS 방송에서 다뤘고, 그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서도 공개했답니다. 본 포스팅을 통해 내용을 전달해 드릴게요. 먼저, 무라카미 라이브러리는 문학을 연구하는 학생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공개되는 문학 연구 교류의 장을 모토로, 하루키로 부터 작가 본인의 친필 원고와 전 세계 번역본 그리고 소장하고 있던 LP 앨범 등이 기증 받아 내부가 꾸며 지게 된답니다.
설계와 건축은 하루키가 직접 의뢰한 쿠마 켄고씨가 맡았고, 올 4월 완공을 기념해 TBS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먼저,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구상의 지향점은 무라카미 작품 세계관을 재현한 것이라고 하고요. 영상 첫 부분 라이브러리 입구 터널을 지나면, 천정까지 닿은 둥근 모양의 마치 길게 세워진 나무 가지에 잎이 무성하게 우거진 듯한 큰 책장을 마주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쿠마 켄고씨는 대학 캠퍼스안에 다른 건물들과는 특별한 조금은 다른 이공간(異空間)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 하루키의 삶과 가깝지만 또 그 삶에서 몇 mm는 떠있는 다른 세계의 모습을 구현하여 다른 도서관이나 박물관이랑은 다른 완전히 다른 무라카미씨 다운 느낌이 담겨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하루키의 작품은 현실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갑자기 전환되는 듯한 터널로 진입하는 구조의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하고 이런 모습의 라이브러리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6KtF2Vt4uk
그리고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책장의 형태가 위로 솟은 둥근 타원형으로,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아마도) 책이 진열되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실제로 방문객들은 직접 보지 못하는 책도 생기게 마련이겠죠? 그 부분을 쿠마켄고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무라카미 라이브러리는 무라카미씨의 책과 세계관으로 둘러 쌓인 느낌의 공간으로 책장을 천정 부분까지 이어지게 설계되었습니다. 책장의 윗 부분은 역시 손에 닿기 어렵겠습니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도 손에 넣자마자 읽을 수 있는 책도 있고, 읽을 수 없는 책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 책장의 구조 자체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밖에, 화장실 표기를 눈에 잘 띄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했는데요. 이 것도, 평소엔 잘 보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문득 눈에 띄는 신기한 발견을 하루키 소설을 통해 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아래 두번째 영상은 분량 문제로 TBS 방송에서는 편집된 조금 더 긴 버전의 쿠마 켄고씨의 인터뷰 클립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nZQUFrNJKU
10월 일반 공개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안에는 와세다 대학의 재학생, 졸업생의 경영자로 구성된 카페도 운영 된다고 합니다. 당분간은 직접 방문이 쉽지 않을 거 같긴 합니다만, 가능한 시점에 꼭 방문하고픈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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