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단편 <하나레이 만> 일본에서 올 10월 영화화 된다는 소식입니다. 이 작품은 2005년 신초사 문예지에 실리고, 그해말 <도쿄 기담집>이란 단편집으로 간행됩니다. 2004년 장편 <애프터다크>를 마무리하고, 쓰여진 작품으로 볼 수 있겠네요. 저는 <도쿄 기담집>하면 떠오르는 것은 문학사상사의 그 괴기한 표지 뿐이지만, <하나레이 만>은 하루키의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오가는 스토리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하나레이만>의 배경은 하와이 카우아이섬으로 이곳은 하루키의 하와이 집이 있는 곳이기도하고, 하루키가 좋아하는 (하루키 외에도 많은 일본인이 좋아하죠) 곳이기도합니다. <하나레이만>이 쓰여지기전, 하루키는 2002년 <해변의 카프카> 초고를 카우아이섬의 노스쇼어에서 6개월 정도 썼는데요. <하나레이 만>에서 묘사되는 위치와 정확히 일치하죠. 추측하건대,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를 쓰기 위해 카우아이에 머물며, 이곳의 아름답고 웅장한 풍경에 푹 빠져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그 대극점을 이루는 비극적인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하나레이만>의 줄거리는, 하와이로 서핑을 간 아들이 상어에게 오른쪽 다리를 잃고 그만 바다에서 나오지 못해 죽게된 사치라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치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은 아들에 대한 애착이 강했고, 남편은 약물 중독으로 죽는 등 비련의 여인으로 묘사됩니다. 그런 그녀는 아들을 잃은 하와이 하나레이만으로 매년 와서 1주 정도 머물다 가는데요. 그러던 어느해, 현지에서 알게된 일본 청년들로 부터 오른쪽 다리가 없는 일본인 외발 서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주인공인 아들을 잃은 사치역에는 요시다요라는 배우가 출연을 합니다. 저는 영화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에서 봤던 배우네요. 예고편도 나온 것으로 봐서 촬영은 모두 끝난 것 같고요. 일본 개봉일은 올해 10/19일 이랍니다.
이 영화가 이창동 감독의 <버닝>과 같이 NHK에서 주관한, 일본 대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각 세계의 아티스트들이 영상화하는 작업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이야기를 풀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경험상 일본의 경우 기존 창작물을 2차 영상화 작업할 때 대부분이 기존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데 그치는 경우를 많이 봐왔는데 말이죠.
하루키의 작품이 영화화 된 작품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꽤 되는데요.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81. 오모리 가즈키 감독
<빵집 습격> 1982. 야마카와 나오토 감독
<토니 타키타니> 2004. 이치카와 준 감독
<신의 자녀들은 모두 춤을 춘다> 2008. 로버트 로그발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2008. 톰플린트 감독
<노르웨이의 숲> 2010. 트란 안 홍 감독
<빵집 재습격> 2010. 카를로스 쿠아론 감독
<버닝> 2018. 이창동 감독
<하나레이만> 2018.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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