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 4월 발생한 구마모토 지역의 지진으로 현지에 많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구마모토성이 일부 무너진 장면을 뉴스로 접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지진이 난 직후 일본 각지에서 여러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고, 하루키도 지진이 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해 여름, 잡지 CREA를 통해 구호 성금을 모으는 작업을 시작 했습니다. 뜻을 같이한 분들은 2008년경 출판사로 부터 의뢰받은 세계의 기이한 여행지 답사에 함께 했던 수필가 요시모토 유미씨, 사진작가 츠즈키 쿄이치씨가 함께한 '도쿄 오징어 클럽' 멤버 들입니다. 하루키는 지진이 나기 1년전, 구마모토로 이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고, 그 여행에서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다시 구마모토에 연을 이어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여행기는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 실려있답니다.
그렇게 구마모토 지진 성금을 모아 온 CREA 잡지와 도쿄 오징어 클럽이 얼마전 다시 구마모토에서 토크 이벤트를 가졌습니다. 이번 이벤트에서는 그간 모인 성금 현황과 성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를 공유하는 자리 였고, 하루키는 단편 <말이 표를 파는 세계>도 낭독했다고합니다. 단편집 <밤의 거미 원숭이>에 수록된 단편이랍니다.
기금은 총 1,351만엔이 모였고,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억 5천만원 정도네요. 이 전체 성금에서 하루키가 600만엔을 요시모토 유미씨가 500만엔 그리고 츠즈키 쿄이치씨가 나머지 200만엔을 각자 원하는 곳에 기부했다고 이벤트에 모인 청중들에게 보고 했다고 합니다. 하루키는 소세키 옛집 복원에, 요시모토씨는 구마모토시의 식물원 복원에, 츠즈키씨는 구마모토의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각각 기부했다고 합니다.
토크 이벤트에서 나온 하루키의 말을 일본 기사의 인용을 통해 들어보시죠.
하루키: 이번에 기부금의 사용처를 고민하면서, 기부금이라는 것은 '핀 포인트' 방식으로 사용되는 구조가 필요한 것 아닌가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멤버들 모두가 '핀 포인트'로 짚어 가면서 기부금 사용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구마모토는 나쓰메 소세키가 살았던 옛 집들이 그대로 보존 되는 특별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남겨두고 싶은 생각이 컸습니다. 구마모토는 특히 지진 피해가 커서 꼭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구마모토시 주오구에 있는 소세키의 옛집 3곳의 복원을 위해 소유자인 구마모토시와 개인에게 총 600만엔을 기부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다시 복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도 과거 한신-이와이 대지진때 아시야 지역의 부모님 댁이 피해를 입었었습니다. 다시 부흥한다라는 것은 예전 모습 그대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맞딱드린 변화를 발판으로 다가오는 봄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다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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